대한민국 해병대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과 여수·순천10․18사건사건의 교훈에 따라 바다와 육지 양쪽 모두에서 실시할 수 있는 작전의 필요성이 높아 1949년 4월 15일 경남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창설되었다.
  1948년 10월 19일 일어난 여수·순천사건10․18사건 당시 어뢰정과 소해정 따위의 작은 배로 이루어진 임시 해군 조직은 여수․순천지역으로 출동하여 사태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작전상 해안봉쇄 및 해안상륙임무를 맡게 되면서 해상작전뿐만 아니라 지상상륙작전까지 전개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일선 지휘관들로부터 바다와 육지 양쪽에서 작전이 가능한 부대 창설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를 받아들인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등 군지도부는 1949년 4월 중순 해군에서 옮겨온 장교 26명, 하사관 54명과 사병 300명(해군 13기에서 특별 모집별 모집한 해병대 1기생)을 합한 총 380명의 병력으로 보병대대 조직 체계에 따라 해병대를 세웠다.
  해병대의 역할은 해군작전의 하나로 육지에 상륙하는 작전을 펼치고, 필요에 따라서는 일반 육지에서의 전투에도 참여할 수 있는 수륙양면작전을 모두 다 담당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육전대라고 부르지 않고 해병대라고 부르게 된 이유도 편성과 훈련은 육군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작전에서는 미 해병대와 같이 필요에 따라 해군의 기능까지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총 인원 380명에 2개 소총 중대와 사령부, 경리대, 근무중대, 정보대로 출발한 대한민국 해병대는 이후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 한다’는 정신으로 그 기초를 굳건히 다져나갔다. 1949년 5월 5일에는 대통령령 제88호로 <해병대령>이 발표되었으며, 7월 중순에는 해병간부후보생 과정을 설치하여 육군사관학교에서 보병교육을 받게 한 후 다시 해군 단기교육을 실시하여 장교로 임명하였는데,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 과정을 마치고 장교로 임명된 해병장교는 총 2개기 71명이었다. 한편, 1949년 8월 1일에는 장교와 하사관을 해군에서 늘려 받고‚ 해군 14기 중 440명을 해병대 2기생으로 특별 모집하여 해병대는 2개 대대 규모로 확대되면서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해병대의 1개 대대는 1949년 8월 29일 진주로 이동하여 약 4개월 동안 진주에 주둔(1949.08.∼12.)하면서 “백성 없이 전투 없다”는 표어로 민간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힘쓰면서 치안 확보‚ 민심 수습 등의 활동을 펼쳤다. 또한 지리산을 근거지로 진주지역 일대에서 활동하는 공산당 무리를 잡아내는 작전을 펼쳐 그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함으로써 해병대라는 이름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하였다.
  해병대 사령부는 1949년 12월 29일 진주에서 제주도로 이동하여 제주읍 부대와 모슬포 부대로 확대되어 한라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던 공산당 무리를 잡아내는 작전을 전개하였다. 당시 제주도에서는 4·3사건의 영향으로 도민들이 군에 대한 원한과 공포심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해병대는 초기에 공산당 무리를 잡아내는 작전보다 민심 수습으로 의료․진료시설 복구‚ 농번기 대민 지원‚ 주민 계몽활동을 실시하여 물심양면으로 힘든 30만 제주도민들에게 다시 힘을 내도록 해주는 한편‚ 생활면에서 안정을 되찾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해병대의 제주 공산당 토벌 작전은 육군 제9연대와 제2연대‚ 경찰‚ 서북청년단이 잡아내지 못한 한라산 공산당 무리를 물리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자 한국 해군본부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모슬포에 한국 해병대 병력을 교육·훈련시킬 수 있는 해병대훈련소를 마련하였다. 이곳은 정부가 1951년 1월 21일 제주도 인구와 맞먹는 50,000여 명의 장병들을 훈련시켜 전방으로 내보냈던 곳인 육군 제1훈련소 바로 옆에 있는 곳이었다. 여기에서 훈련을 마치고 제주에 머물고 있던 해병대 500여 명이 1950년 7월 15일 제주항을 출발하여 7월 16일 군산항 전투에 참여하였다. 또 1950년 8월 3일 제주도 북국민학교에서 입교식을 가지고 해병대에 들어온 여교사와 여학생 126명 가운데 100명이 여기에서 훈련을 받고 실무부대에 배치되기도 하였다.
6·25전쟁 기간 동안 제주 해병대훈련소에서는 수많은 해병대들이 훈련을 받고 각 전선에 배치되어 눈부신 활동을 전개하였는데, 특히 1950년 9월 15일 이루어진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던 해병대 3기생들이 훈련을 받았던 곳도 여기였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에서 큰 성과를 올린 해병대 3,000명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다.
  이처럼 제주 해병대훈련소는 역사적인 군사 유적지이다. 여기에서 훈련받은 이들이 통영상륙작전이나 인천상륙작전, 서울탈환작전, 도솔산지구 전투, 김일성고지(펀치볼)지구 전투, 이외에도 많은 작전에 참여하여 공을 세웠다. 이러한 활약은 대한민국 해병대가 해병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 결과 해병대는 ‘귀신잡는 해병대’, ‘무적해병’, ‘신인(神人)이 경탄할 공훈’, ‘최강부대’ 등으로 불리었다. 또한 해병대는 해상으로부터 적진에 돌격, 해안을 확보하여 무(無)의 상태에서 병력과 장비, 물자를 모아 유(有)를 창조하는 부대로 자리잡아갔다.
해병대의 교육훈련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강인한 훈련의 연속으로 ‘해병 혼’과 ‘정신’을 강조하였는데, 그 당시 다음과 같은 교육훈련 이념을 제시하였다.
첫째‚ “해병대는 일치단결하여 유사시를 대비하여 교육훈련에 정진하자”‚
둘째‚ “민에는 양이 되고 적에게는 사자가 되자”‚
셋째‚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자유를 수호하는 역사를 창조하자”고 하였다.
  이런 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천자봉 구보와 행군은 오늘날까지 해병대 장병들에게 긍지를 갖게 하는 훈련으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